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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을 굽는 여인 -시인 정유광
  • 포켓프레스
  • 등록 2021-11-15 17: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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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좌판의 뱃머리에
석양의 삿대를 걸고
사시사철 물고기를 낚는 여인
더위에 지쳐 메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진
손바닥 뒷면에 가리어 있는
수고의 응답을 낚고 있다

인적 한적한 골목 모퉁이
그냥 내리는 따스한 햇살은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철새들처럼 찾아든 다정한 손길을 마주하게 한다

망중한(忙中閑)의 눈 잠을 깨우는
바람소리, 발자국 소리에
가족을 위한
일용할 양식을 구할 낚싯줄 드리우고
밝은 빛의 소망을 낚고 있다

고달픈 세월 속에서도
미끼도 없는 바늘에 매달려 나오는 붕어들
뜨거운 자판 위에 파닥거린 싱싱한 붕어들
노란 봉지에 사랑을 한 아름 담아 나누니
은혜로운 숨결이 흐르는
새 생명의 양식이다


[정유광 시인 약력]
2015년 제11회 《국제문학》시 부문 신인작가상 수상
2017년 해남문인협회 주관 제10회 전국시조 백일장 대상 수상
2018년 대한교육신문 대한교육문학상 시조부문 대상,《시조시학》 신인작품상 수상
 시조집 『가슴에 품은 꽃』, 시집 『가슴에 품은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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